소설 러브레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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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후지이 이츠키씨
감기는 어떻습니까?
무리하지말고 빨리 나으세요.
와타나베
히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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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와타나베 히로코한테서 온 제2의 편지였다. 봉투에는 친절하게도
과립감기약까지 같이
들어 있었다. 모르는 사람에게서 받은 약을 얼씨구나하고 먹는 사람은 없다. 그러기 전에 나는 그걸 쓰레기통 속으로 처분했다.
그리고 나서 다시 편지를 검토했다. 상대방은 아무래도 나를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편지를 읽는 것만으로는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 없는 글놀림이었다. 역시 내쪽이 잊어 먹고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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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와타나베 히로코씨
감기약 고맙습니다.
그런데 매우 실례되지만, 당신은 어떤 와타나베씨 입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안 납니다.
부디 가르쳐 주세요.
후지이
이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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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것만 쓰고 우선 부쳐 보았다. 그런데 며칠지나 그녀의 답장은 내 얘기는 하나도 듣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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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후지이 이츠키씨
감기는 이제 나았습니까?
오늘 집으로 돌아오는 언덕길에서 벚나무의 봉우리가 볼록해진걸
보
았습니다.
여기도 슬슬 봄이 오나 봅니다.
와타나베
히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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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기분이 안 좋았다.
벚꽃피는 봄이라고 말하는 것은 슬슬 미심쩍은 증거이다. 도서관의 몇 대전의
관장이, 어느날 벚꽃을 보고있을 때 "이제 곧 코스모스의 계절이네."라고 하고 나서 그후 적당한 병원에 입원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취직하기 훨씬 전의 이야기다. 그것보다 더 아득한 옛날, 엄마가 학생이었을 때, 동급생중 한명이
도시락속에 벚꽃잎을 넘칠정도 넣어가지고 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밥대신에 꽃잎을 맛있게 먹었던 그 동급생은 적당한 병원에서 온
사람이라는 이야기다. 벚나무란게 종종 그런 것이다.
영문을 모르는 편지, 감기약, 게다가 벚나무와 봄기운. 재료는 이미
전부 갖춰져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나는 이 일을 "터줏대감"에게 말해 봤다.
과연이라고 "터줏대감"은 끙끙대고,
梶井基次郞(작가)을 인용했다.
"梶井基次郞의 단편에 벚나무 아래에 죽은 사람이 묻혀 있다고 하는 얘기가
있었어."
"맞아, 있었어."
"그리고 안고(安吾:작가)의 『벚나무 숲』"
"『벚나무 숲 』말이지. 그것도
광기(狂氣)야"
"역시 맛갔어."
"역시?"
"역시 완전히
맛갔어. 아마 진짜 맛간 사람일거야 ."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응, 우선 계속 거절
해."
"어떻게?"
"그냥 내버려 두면 계속 편지 쓸테니깐."
"계속이라고?"
"영원히,
죽을때까지"
"어머나, 어떻해"
"그런 사람은 끝이란걸 모르니깐말야."
"장난이 아니네."
나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핫핫핫핫핫핫핫핫핫핫!"
갑자기, "터줏대감"이 웃기 시작했기 때문에 뭐가 우습지하고 돌아보자 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단 얼굴로 책장에 책을 채워 넣고 있었다. きれてる라는 점에 있어서는 이 "터줏대감"은 상당히 위태로운 레벨에
도달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터줏대감"의 보증서가 있으니, 그 편지도 드디어 심각하게 느껴져 나는 우울해졌다.
나는
신에게라도 비는 듯한 기분으로 답장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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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와타나베 히로코씨
정말 모르겠습니다.
아뭏튼 코베같은데는 간 적도 없을 뿐더라 친척도 아는 사람도 살고
있지
않습니다.
당신은 진짜로 저를 알고 있습니까?
후지이
이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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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다음편지는 이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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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후지이 이츠키씨
당신은 누구입니까?
와타나베
히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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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율감을 느꼈다.
이 사람은 드이어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된걸까? 나는 한번 더
"터줏대감"에게 매달렸다. 그녀에게 기대는 것에 반감도 있지만 과부마음 홀아비밖에 모른다고 생각했다. 나는
"터줏대감"이 지금까지 편지를 전부 보여주고 의견을 물었다. "터줏대감"은 편지를 읽고 있는 동안에 엄청난 것을
발견했다.
"얘는, 다중인격자야."
"뭐라고? 다중인격이라니, 빌리 밀리건?"
"응, 빌리 밀리건. 봐 봐.
여기"
그렇게 말하면서 "터줏대감"이 가리킨 부분은 마지막 줄의 "당신은 누구입니까?"라고 쓰여진
편지였다.
"이것만 필적이 틀려."
"어? 뭐라고?"
나는 편지를 비교해 봤다. 확실히 "터줏대감"이 말한대로 1장만
필적이 다른 편지와는 달랐다. 나는 아주 상식적인 의견으로 반론했다.
"누군가 다른 사람이 쓴게 아닐까?"
"그게
뭐야. 그럼 이 편지는 단독범은 소행이 아닌게 되는걸. 몇 명이서 공모해서 이걸 쓴거라고?"
",,,,,,,,그건
모르지만."
"그 나름 대로 의미가 있는 전개네. 혹시, 중대한 사건에 휘말려 있지 않아?"
"에? 무슨?"
"어떤
기밀에 관련된 정보를 우연히 손에 넣게 되거나, 그런"
"그런게 있을 리가 없잖아."
"그럼, 역시 다중인격자야,
얘는"
"왜 그렇게 되는거야? 다른 선택은 없는거야?"
"있으면 스스로 생각해 보시길. 나는 무조건 다중인격설을 지지
할래. 원래 너 편지가 방아쇠가 된거야. 당신은 누구입니까라고 처음에 말꺼낸 쪽은 너 편지잖아. 그래서
이 여자는 영문을 모르게 된거야. 원래부터 얘는 너를 몰랐던 거야. 단지 알고 있다고 생각했을 뿐이라고. 그런데 네가
보낸 편지를 받고 갑자기 현실에 직면해 버린거야. 서로 생판 모르는 남이라는 현실. 궁지에 몰린 그 여자는 거기서 한번 더
현실 도피를 계획할 필요가 생겨난거야. 그것이 결국 다른 별개의 인격이 된양 행세하는 거지. 결국 너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는 또 한사람의 자기가 됐단 얘기."
이 "터줏대감"의 가설을 어디까지 믿으면 좋을지 나는 잘 알지 못했다. 그렇다기
보다
이 "터줏대감"의 머릿속 상태가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가가 문제같은 느낌이 들어 나는 우선 스스로 다른 선택을
찾기로 했다.
하지만, 그런 짬을 가질 틈도 없이 다음 편지가 왔다. 그것은 낫기 시작하던 감기가 다시 재발해서 체온계가
36.5°를 왔다리 갔다리 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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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후지이 이츠키씨.
당신이 정말이 후지이 이츠키라면
뭔가 증거를 보여주세요.
신분증이나 보험증을 복사해도
상관없습니다.
와타나베
히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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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열 탓도 있었을 것이다. 나의 감정은 분노의 방향으로 달렸다. 이젠 적당히 좀 하라고 말하고
싶은 감정이었다. 왜 이런 정체를 모르는 놈에게 신분증이나 보험증같은걸 제출해야 하냔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도대체
무슨 이유인지 나는 자신의 운전면허증을 확대복사하고 있었다. 도서관의 복사기를 사용하고 있는 현장을 아야코가 보고,
뭐하는거야? 라고 의아한듯이 물었다.
"보면 알잖아. 면허증 복사하고 있어."
"지명수배자 사진
같애."
복사한 얼굴사진을 보고 아야코가 오싹하다는 듯이 말했다.
"가만 내버려 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복사기에서 나온 A3사이즈의 거대한 면허증은 어느 쪽에서 봐도 어쩐지 으스스했다. 아야코는 열있는거 아냐? 라고 하며 내
이마에 손을 갖다 댔다.
"진짜로 무진장 뜨거워!"
하지만 내게 아야코의 목소리는 거의 귀에 들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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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증거예요.
이제 편지 쓰지말길.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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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복사한 면허증에 이런 편지를 덧붙여 나는 가까운 우체통에 넣었다. 하지만 편지를 우체통에 넣은
순간, 나는 후회의 ボディ-ブロ-에 발이 휘청거렸다. 확실히 알지도 못하는 여자에게 나는 잘도 내 신원을 가르쳐 준 것이다.
아직 늦지는 않았을거라 생각하고 우체통에 손을 넣어 봤지만, 편지가 손에 잡힐 리가 없었다.
"바보."
그러한 나를
보고 "터줏대감"이 웃었다.
"신원은 훨씬 이전에 저쪽에 새버렸잖아. 그래서 편지가 오잖아."
듣고 보니 그러했다. 오늘은
머리회로가 끊어져 있는 것 같다. 정신차리자 하고 스스로 머리에 두세번 콩콩 꿀밤을 먹이니, 현기증이 나서 바닥에 쓰러졌다.
그리고, 나는 의식을 잃었다. 의식을 잃었기 때문에 그 다음부터 어떻게 되었는지는 전혀 기억이 안 난다.
나중에 들은바에
의하면, 나는 동료차로 우선 병원까지 간 것같지만, 거기가 병원이란걸 알자 완강히 거부하며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고 한다.
동료들은 하는 수 없이 나를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 집에 와서 체온을 재니깐, 40도를 넘었다는 것 같다. 그리고 나서 나는
깊은 잠의 구렁을 방황하였다.
*
*
*
그 봉투는 여느때 보다 조금 무거웠다. 히로코는 봉투를 열었다. 뭐가 들어있는 걸까하고 생각하니,
A3사이즈로 확대한 운전면허증을 복사한 것이었다.
"봐, 역시 내 추리가 맞았지? 후지이 이츠키는 확실히
존재하잖아!"
복사물을 본 아키바는 혼자서 기뻐했다. 그리고 이런걸 말했다.
"작전
대성공이다!"
"뭐?"
"사실은 나도 몰래 편지 썼었어. 니 누고? 진짜로 후지이 이츠키라면 증거를 보여 봐라고
썼었어."
히로코는 절규했다.
"아냐, 괜찮아. 편지 분명히 표준어로. 히로코 글을 본떠서 쓴거라 걱정 안해도
돼."
",,,,,,,,,,,,,,,,,"
"하지만 설마 이런 명쾌한 대답을 할 줄은 생각치도 못했어.
"
",,,,,,,,,,,,,,,,,,,,,"
"근데 히로코, 둘이서 오다루가보지 않을래?"
"응?"
"사실은,
때마침 오다루에 갈 일이 있어서, 오다루는 유리론 꽤 유명한 도시잖아, 친구놈이 한명 있는데, 그놈이 전람회한다는 말고 꼬셔
안내 받기로 했어. 귀찮아서 거절할까 하다가 생각해 보니깐 이놈의 정체를 밝힐 절호의 찬스아냐? 이것도 하늘이
도와주잖아"
",,,,,,,,,,,,,"
"어떡할래? 적의 정체를 샅샅이 밝힐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데"
"적이
아냐!"
갑자기 히로코는 모소리를 거칠게 했다.
"?"
"게임이 아니란 말이야!"
거기까지 말하고 히로코는
눈물에 목소리가 메었다.
"히로코"
",,,,,,,,,,너무해"
",,,,,,,,,,,,,,"
"이걸로 이젠
끝났어. 이제 그만 해."
그리고 히로코는 같이 들어 있던 편지를 아키바에게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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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증거예요.
이젠 편지
쓰지말길.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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